경찰서에 허위신고하면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죄
자살할 것처럼 경찰서에 허위신고해 경찰관들을 출동하게 한 경우,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죄가 성립돼 징역형이 선고된 판결이 나왔다.
피고인 A씨는 올해 3월 14일 오전 8시 50분경 헤어진 애인 B씨를 협박했다는 이유로 서울구로경찰서 형사과에 특수협박죄의 현행범으로 체포돼 조사를 받고 같은 날 오후 3시 경 석방되자, 이에 불만을 품은 나머지 마치 자살을 할 것처럼 허위 신고해 경찰관 등에게 분풀이를 하기로 마음먹었다.
같은 날 오후 4시 42분 경 서울 구로구 소재 C 고시원에서 술에 취한채로 서울지방경찰청 112신고센터에 전화를 걸어 “억울하다. 죽어버리겠다”등의 내용의 허위신고를 했다.
A는 112신고센터로 하여금 긴급출동상황으로 오인케 하여 피고인의 휴대전화 발신기지국 위치추적을 통해 서울구로경찰서 구로3파출소 소속 경찰관 경위 D 등이 A의 주거지에 출동하도록 했다.
이로써 A는 위계로써 D등의 경찰관들의 범죄예방과 진압 및 수사에 관한 정당한 직무집행을 방해한 것이 인정,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법원(서울남부지방법원 판사 허미숙)은 A씨가 △이 사건 범행 당일뿐만 아니라 그 전날에도 여러 차례에 걸쳐 허위로 112신고를 하여 약식명령을 발령받은 바 있다는 점 △이 사건 범행이 경찰조사를 받은 것에 불만을 품고 저지른 것으로 그 범행동기가 좋지 않은 점 △허위신고로 인해 경찰들의 업무수행이 방해됐을 뿐만아니라 정작 경찰의 도움이 필요한 곳에 그 손길이 미치지 않을 우려가 있는 점 △이전에도 여러차례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있는 점 등을 고려한 결과 그 죄질이 결코 가볍지 않다고 판단해 징역형을 선고했다.
다만, ▲피고인이 이전에 경찰관으로 근무한 경력이 있으면서도 이 사건 범행을 저지른 것을 깊이 반성하면서 알코올 중독 및 양극성 정동장애 등을 치료하기 위하여 꾸준하게 정신과 약을 복용하는 등 노력하고 있는 점 ▲현재 기초생활수급자로 경제적 사정은 좋지 않으나 앞으로 꾸준히 직장생활을 하면서 정상적인 사회인으로 거듭날 것을 다짐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해 양형기준의 하한보다 낮은 형을 선고하고 집행을 유예하되, 재범을 방지하기 위해 보호관찰을 명했다.
정인영 기자 news@kgos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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