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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공직에서도 ‘3D’ 기피 현상
2015-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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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공직에서도 ‘3D’ 기피 현상
 
이제 곧 2015년도 공무원시험 원서접수가 시작되면서 올 시험의 서막이 오르게 된다. 오는 16일부터 시작되는 법원직 9급을 시작으로 사회복지, 국가직, 소방직 등의 시험들의 원서접수가 잇따라 진행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다. 이 가운데 최근 중국에서 공무원의 인기가 시들해지고 있다는 언론 보도가 눈길을 끈다. 2015년 베이징시 공무원 원서접수 결과, 응시 자격 심사를 통과한 인원수는 총 4만5,859명으로, 경쟁률은 12.2대 1을 기록했다. 

사회주의 국가인 중국 공무원들은 그동안 막강한 권력과 뇌물 등을 누려왔고 그 과정 속에서 공무원이라는 직업은 최고 인기 직종으로 자리매김해왔다. 하지만 시진핑 주석이 집권한 이후 부정부패 공직자들이 20만 명 넘게 적발, 기소되면서 상황이 많이 달라진 것. 

또 이와 함께 직렬에 따라 호불호를 따지고 위험하고 어려운 일을 외면하는 ‘3D’ 기피 현상도 두드러지고 있다. 인기 직렬은 496대 1에 이르기도 하지만 지원자가 단 한 명도 없는 직렬도 102개에 달한다고 전해졌다. 지원자가 없는 직렬을 보면 근무 조건이 열악하다는 공통적인 특징이 있는데 바로 야근도 많고 위험도 감수해야 한다는 것. 또 업무자체가 어렵고 장기 초과 근무가 많은 일자리를 기피하는 경향이 뚜렷하다고 업계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이는 우리나라에서도 마찬가지다. 최근 모 시에서 조사한 격무·기피부서 결과를 보면 베이징시와 마찬가지로 선호부서는 승진이 빠르고 외부민원이 없는 것이 공통점이고 이에 반해 격무·기피부서는 업무량이 많고 민원이 상대적으로 많았다. 

기피부서의 한 예로 복지 상담과 신청 접수, 소득 조사와 같은 업무는 공무원들 사이에 대표적인 ‘3D’ 내지는 ‘기피 업무’다. 

복지직 공무원으로 일했던 K씨는 “지방자치단체 공무원들이 모두 바쁘지만 그중에서도 특히 복지업무는 맡으려 하지 않는다”면서 “인사권을 쥐고 있는 상급자에게도 복지업무는 복지직이 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이 깊게 자리 잡혀 있다”고 말했다. 복지 공무원들 사이에서는 직렬을 구분하고 복지직에 감당할 수 없는 업무가 떨어지는 것에 대해 ‘차라리 복지직과 일반행정직을 통합하라’고 요구하는 목소리도 있다. 

이처럼 힘들고 어려운 일을 기피하는 현상은 공직 뿐 아니라 이 사회에 팽배해 있다. 이와 관련에 일각에서는 “경제가 살기 위해서는 현장에서 일하는 근로자들이 늘어나야 한다”고 말한다. 지금도 중소기업 현장직종은 구인난에 시달이고 있다고 한다. 직장이 없어서 백수들이 넘쳐나는 것일까? 

이들을 현장으로 이끌기 위한 방법은 사실 간단하다. 일한 만큼의 대우를 받게 하면 되는 것. 하지만 현재 힘들게 노동한 대가의 가치는 너무나도 적다. 

공직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3D, 기피 업무자들의 근무환경을 보다 ‘할 만하게’ 조성하고 대우를 ‘제대로’ 해줘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금까지의 인사 관행을 과감히 탈피해야 할 것이다. 

기획·관리 분야에서만 승진이 이뤄지는 것이 아닌 현업 부서와 기피 부서 직원의 승진을 제도화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기자도 뜻을 같이 한다. 또, 사기업도 마찬가지지만 공무원들도 승진은 최대의 관심사다. 승진은 동기를 부여하고 자신의 능력 발휘 기회를 배가시킨다. 따라서 기피 부서에 대한 인센티브 부여도 반드시 따라야 할 것이다.

공혜승 기자 news@kgos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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