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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자책하지 않기
  2015-08-05| 조회수 1220
[취재수첩] 자책하지 않기
 
7월의 끝자락. 전국적으로 장맛비가 내리고,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에 수험생들의 건강관리에 적신호가 켜졌다. 특히 책상 앞에 앉아있는 시간이 많은 수험생들의 경우 건강관리에 소홀하기 쉽고, 식중독 등 각종 질병에 노출될 확률이 높다. 

하지만 이같은 신체적인 건강보다 더욱 위협받는 것이 바로 정신건강일 것이다. 

앞서 올 필기시험에서 쓴 맛을 본 수험생을 비롯해 새로 유입된 수험생들은 내년시험을 대비하기 위해 계획을 세우고 마음을 다잡아보지만 무더위 기승과 함께 찾아오는 슬럼프는 정신적으로 매우 힘들게 만든다. 

또 현재 국가직 9급의 경우 최종관문인 면접까지 마치고 최종합격자 발표만을 앞두고 있으며 지방직 9급, 교육청 시험들의 필기합격자 발표가 지자체별로 잇따라 이어지고 있는 상황. 이 같은 상황에 놓인 수험생들은 각기 면접에 대한 불안함, 최종문전에서 엎어질까 하는 불안함, 필기시험 합격자 명단에 자신의 이름이 없어 실의에 빠지는 등 힘든 나날들 속에서 정신 건강의 위협까지 받고 있다. 

특히 불합격에 대한 충격은 가장 위협적이다. 그들 중에는 이따금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수험생이 발생하기도 한다. 수험생 커뮤니티에는 하소연의 글이 종종 올라온다. 공무원 수험생활의 기본이라는 1년차 수험생들은 안타까움과 속상함으로 내년을 기약하지만 3년, 4년, 심지어는 7년, 8년차인 장수생들은 불합격 앞에 속수무책 무너진다. 

필기합격 발표를 앞두고 커뮤니티에 답답한 마음을 표현하는 글을 올린 장수생도 있었다. “올해는 정말 마지막이라고 생각했는데 마킹 실수로 또다시 노력이 수포로 돌아갔다”는 사뭇 진지한 그의 글을 접한 수험생들은 쉽게 지나치지 못하고 위로와 격려의 댓글을 올렸다. 그가 공부한 세월을 감안한 수험생들은 막막한 심정을 이해한다며 저마다 다른 방식으로 “그래도 나쁜 생각 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몇 해 전 국가직 시험에서 시험시간 종료를 코앞에 두고 잘못된 마킹을 발견한 한 남자 수험생이 답안지 교체를 거부하는 시험관 앞에 무릎을 꿇고 울며 교체를 부탁했다는 일화도 함께 떠올랐다. 

이러한 안타까운 사연은 실제로도 시험장 취재를 갔을 때 종종 접할 수 있다. 지난 국가직 9급 면접장을 찾아 취재를 한 뒤 복귀하려던 차였다. 오전 면접이 끝난 지 꽤 지난 시각이었는데 화장실 칸에서 한참동안을 울면서 수화기너머 누군가에게 하소연을 하고 있었다. 그는 부모님께 죄송해서 집에 들어갈 수도 없다며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는 듯 했다. 차마 드러내놓고 위로를 할 순 없는 상황이었지만 속으로나마 힘을 내라고 너무 자책하지 말라고 격려했다. 일 년씩 합격이 미뤄질 때마다 수험생들에게 더해지는 부담감은 수험생이 아니라면 절대 100% 이해할 순 없을 것이다. 아무리 옆에서 함께한 부모님들이라도 말이다. 

이 시기. 생각의 꼬리를 물며 시간을 멈춰 자신을 가두면 안 된다. 수면이나 영화감상, 맛있는 음식 먹기, 친구들과 수다 떨기 등 수험과는 동떨어진 분위기를 접해 정신을 환기하고 마인드 컨트롤을 하길 바란다. 몸과 마음이 지쳐있을 수험생들에게 위로와 격려를 전해본다. 

공혜승 기자 news@kgos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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