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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일베 소방공무원’의 최후
  2015-07-11| 조회수 1019
[취재수첩] ‘일베 소방공무원’의 최후
 
최근 수험가를 떠들썩하게 만든 사건이 있었다. 이는 충남도의 한 예비 소방공무원(이하 A씨)이 인터넷커뮤니티 ‘일간베스트 저장소(일베)’에 합격 인증과 함께 故김대중 전 대통령을 조롱하는 내용 등을 담은 글을 올리면서 시작됐다. 이 글은 인터넷에 퍼지면서 누리꾼들의 분노를 자아냈고 소방공무원 커뮤니티인들 또한 발칵 뒤집혔다. 

이후 신상이 공개되면서 당사자인 A씨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사과글을 올렸다. 그는 “글이 이렇게 퍼져나갈 줄은 몰랐다. 평소 일베 ‘눈팅’만 하다 소방공무원 합격한 게 너무 기쁜 나머지 인증을 했다. 공무원 신분이 될 사람으로서 자질이 부족하다는 것을 뒤늦게 깨닫고 반성하며 자신이 일베에 올린 글을 지워준다면 일베를 비롯해 어떤 사이트에서도 글 게시를 않겠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미 퍼질 대로 퍼진 상황에서 처벌을 요구하는 글이 쇄도했고 일부 누리꾼들은 충청남도 측에 대규모 민원을 접수했다. 이에 충남 측은 “우리 도 채용후보자의 고 김대중 대통령 모욕 및 여성 비하, 세월호 사건을 조롱하는 표현의 일베저장소 게시글로 인해 논란이 된 점에 대해 유감”이라며 “게시자는 소방공무원 채용후보자로서 소방조직의 이미지에 중대한 손실을 초래한 점 등으로 관련법규에 따라 단호하게 조치토록 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결국 지난 3일 A씨는 임용 포기서를 제출한 것으로 드러났다. 소방학교를 자진 퇴교한 그는 소방공무원이 되려면 다시 시험을 봐야 하며 사실상 이러한 이력으로는 다신 공직에 손을 뻗칠 수 없을 거란 생각이다. 

한편으로는 A씨가 본인이 직접 일베라고 인증을 하지 않았더라면 현재 별 탈 없이 교육을 받고 곧 소방공무원의 완장을 찰 것이라는 생각을 하니 아찔한 마음이 들기도 했다. 

‘일베 소방공무원’ 사건 외에도 최근 소방공무원의 범죄행위가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무면허 운전, 음주운전, 성매매, 폭행 등 공무원으로서의 자질이 의심되는 범법행위가 나날이 늘어가고 종류도 다양해지고 있다. 

소방공무원이란 직업은 이 세상에 존재하는 여러 직업 중에서 가장 영예로운 직업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 그래서 소방공무원을 채용할 때에는 철저한 검증을 통해서 시민들의 안전은 물론이고 자신의 안전까지도 지키는데 최고로 적합한 사람을 선정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정부와 지자체에서도 우수한 소방관을 채용하기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하고 있다. 소방공무원 면접 시 외부전문가의 참여를 확대한다거나 인성과 적성검사 결과를 면접에 반영하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이것만으론 부족하다. 보다 세심하고 철저한 검정방법이 마련돼 육체뿐 아닌 정신적으로 ‘건강한’ 소방공무원을 발굴 하도록 끊임없이 연구하고 노력해야 할 것이다. 

또 소방공무원에 도전하는 수험생들도 보다 깊이 있는 고민을 했는지 돌아보고 마음가짐을 바로 세울 필요가 있다. 

한 현직 소방공무원은 소방공무원을 꿈꾸는 이들에게 이렇게 당부했다. “소방관이 된다는 것은 지금까지 살아온 내 삶의 가치관과 패턴의 변화를 요구 받는다. 자기중심적 삶에서 타인 위주로, 사익을 추구하던 것에서 공공의 이익을 추구하는 것으로의 변화다”라고. 

공혜승 기자 news@kgos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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