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실수에 대비한 대응 시나리오를 짜야
지난 4월 9일에 치러진 국가직 9급 필기시험 성적 및 가산점이 사이버국가고시를 통해 이달 9일부터 11일 오후 6시까지 사전 공개됐다. 수험가에는 점수가 공개되기 며칠 전부터 잠을 제대로 못 잘 정도로 불안에 떨고 있는 응시생들이 많은 듯 했다.
자신이 가채점한 점수와 공개된 점수를 비교해 본 수험생들의 반응은 크게 둘로 나뉜다. 점수가 일치해 ‘다행이다’는 수험생, 점수가 달라 소위 ‘멘붕’이 온 수험생들.
두 점수가 일치한다면 문제될 바 없지만 다르다면, 특히 가채점 점수보다 낮게 나왔다면 문제가 커진다. 그리고 대부분은 마킹의 실수에서 이같은 변수가 발생하게 된다.
시험은 사실 심리 싸움이나 마찬가지다. 특히나 짧은 시간 안에 수많은 문제들을 거의 정답을 찍어내듯이 풀어야 하는 공무원시험에서는 마인드컨트롤을 얼마나 잘하고 실수의 여부가 사실 가장 큰 관건이 된다고 볼 수 있다.
때문에 수험생들은 누구나 실수에 대한 강박관념이 작게든 크게든 존재하기 마련이다. 시험 경험이 많은 장수생들마저도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는 않을까하는 강박에 시달린다. 어쩌면 긍정적인 강박에 속한다고 할 수도 있지만 이 역시도 지나치면 독이 된다.
수험생이라면 누구나 경험하는 일 중의 하나다. 모의고사든 실제 시험에서든 말이다. 분명히 알고 있는 문제도 정작 시험에서는 항상 몇 개의 실수를 하게 되고 시험 직후 수험생은 ‘내가 왜 이걸...’ 하며 머리를 쥐어짜며 허탈해하고 내내 가슴에서 맴돌게 된다. 그리고 ‘분명히 아는 건데...’라고 자책이 이어진다.
시간에 쫓겨 지문을 잘못 읽었을 수도 있고 반대로 시간이 남고 문제가 너무 눈에 익어서 꼼꼼히 읽지 않고 지레짐작으로 답을 골랐을 수도 있다. 긴 지문을 읽어내는 독해력이 떨어져 평소 알고 있던 것을 달리 해석했을 수도 있고 개념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거나 암기할 것을 적당히 암기하여 순간적으로 헷갈렸을 수도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순간적으로 잡념을 가졌을 수도 있고 전날 마무리에 전념하느라 잠을 제대로 못 자 집중력이 떨어졌을 수도 있고 평소에 체력관리가 충실하지 못해 시험시간이 길어지면서 눈이 흐릿했거나 맞는 것을 고르라는데 틀린 것을 고르는 덤벙대는 성격도 한 몫 했을 수도 있다.
그래서 늘 열심히 공부를 하면서도 똑같은 실수를 되풀이하거나 평소실력은 거의 달인 수준인데 정작 시험에서는 근소한 차이로 낙방하는 이들을 쉽게 보게 된다.
자신이 특별하게 못났기 때문에, 긴장감이 없었기 때문에 실수를 하는 것은 아니란 얘기다. 실수에 대한 경각심을 아예 배제하는 것도 안 될 일이지만 시험 직전까지 실수하지 말아야지, 절대 실수는 안 된다는 생각은 오히려 자신감을 떨어뜨리고 불안감을 가중하는 꼴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명심했으면 한다.
시험에서의 실수는 성공한 자와 실패한 자를 가릴 것 없이 일어나기 마련이다. 너무 스스로를 압박하지 않았으면 한다. 차라리 실수에 대비한 대응 시나리오를 생각해보는 것이 어떨까? 절대로 실수하지 않겠다는 생각보다는 오히려 어떤 실수를 하게 될 때 어떻게 대응하겠다는 시나리오를 세우는 쪽으로 생각하는 것이다.
대응 시나리오를 생각해두고 어느 정도 훈련을 해 놓은 상태라면 전체적인 여유가 생길 것이고 막상 닥치더라도 당황하지 않고 실수를 바로 잡을 수 있을 것이다.
공혜승 기자 news@kgos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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