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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극한직업 소방공무원
  2015-11-21| 조회수 1560

[취재수첩] 극한직업 소방공무원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미국 소방관 장갑이라는 영상이 공개되면서 새삼 한국 소방관의 장갑 및 열악한 대우가 도마 위에 올랐다. 

영상 속 미국 소방관 장갑은 불에도 타지 않고 망치에도 견디며 심지어 칼에도 베이지 않았다. 이를 보고 기자는 ‘영웅 대접을 받고 있는 미국의 소방관들에게 이 정도의 장비 지원은 당연하지 않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뒤이어 미국 소방관 장갑과 비교하며 한국 소방관들의 장갑이라고 올라온 흔한 ‘목장갑’은 말을 잇지 못하게 만든다. 한국의 소방관들은 방화 장갑 등 화재진압 작전에 필수적인 개인 보호장구까지 직접 구입해 쓰고 있는 실정이라 한다. 

얼마 전엔 소방관들에게 지급한 장갑이 24명이 근무하는 소방서에 면장갑 스무 켤레와 구조용 장갑 두 켤레에 불과해 여론의 뭇매를 맞은 일도 있었다. 

이러한 차이는 단순히 장갑 뿐 일까? 소방관은 미국 뿐 아니라 우리나라 국민에게도 존경받는 직업 1위로 꼽힌다. 하지만 이러한 이미지에도 불구하고 국가가 소방관을 대하는 태도는 그에 걸맞지 않는 수준이다.

외상 후 스트레스의 경우 정기적인 검진이 필요하고 장기적인 치료 관리가 실시되어야 한다. 헌데 이러한 대처를 할 수 있는 시설은 전무한 상태다. 또한 스트레스가 많은 직업인 소방공무원의 정신적 이상을 내부적으로 감싸주는 분위기가 형성되지 못하고 있다. 정신적 문제들은 주변 환경의 영향이 치료의 첫 번째로 꼽히는 데 현재 내부의 분위기는 자신의 질환을 감추게끔 한다. 

이러한 상황은 통계로도 드러났다. 국가인권위원회에 따르면 전국 소방공무원 8,52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소방공무원 5명 중 1명이 우울과 불안 장애를 겪고 있다. 일반 노동자에 비해 무려 15배에 달하는 수치다. 불면증이나 수면 장애를 겪는 소방공무원은 43.2%, 청력 문제를 겪는 소방공무원도 24.8%다. 

또한 응답자 중 1년 동안 하루 이상 요양이나 병원 치료가 필요했던 소방공무원 1,348명 가운데 실제 요양을 신청한 소방관은 225명에 그쳤다. 이마저도 승인을 받은 이는 173명에 불과했다.

소방공무원의 환경 개선을 위해 여러 가지 방법이 거론되고 있으나 현재 가장 시급한 부분은 열악한 처우를 근원적으로 해결할 법과 제도의 정비, 보완이 급선무로 보인다. 

교대 근무 방식의 변경, 최적화는 어제 오늘 불거진 문제가 아니다. 최근 2교대에서 3교대로 변경했지만 여전히 필요한 인력은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소방 관계자들은 말하고 있다. 

소방 수험생 커뮤니티에서도 근무 방식 투표 등 많은 수험생들이 꾸준한 관심을 가지는 문제다. 수험생들은 합격 후 앞으로 근무하게 될 소방조직이 더 나아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투표나 설문에 응하고 있는 모습이다.

힘든 수험생활을 거쳐 건강한 체력으로 합격을 거머쥔 수험생들이 건강한 모습 그대로 근무를 이어나갈 수 있도록 근무 환경 최적화가 하루 빨리 이루어지길 바란다. 

공혜승 기자 news@kgosi.com

<저작권자(c) 한국고시. http://kgos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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