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시험지 배달 왔습니다”
자가격리자 방문시험 결정에 수험생 분노
서울시 필기시험이 당초 예정된 날짜인 13일로 확정된 가운데, 서울시가 자가격리자와 능동감시자를 대상으로 자택 방문시험을 실시할 방침임을 밝혀 수험생들의 반발이 잇따르고 있다.
10일 서울시는 ‘방문시험 관련 안내’ 공지를 통해 자가격리자 및 능동감시자의 집에 시험감독관이 방문해 자택에서 시험을 치를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자가격리자의 응시를 원천적으로 차단하겠다고 밝힌 기존의 입장을 번복한 셈이다.
이에 따라 수험생 중 메르사 자가격리 대상자 및 능동감시자는 오는 12일 오후 8시까지 방문시험 신청서와 주소지 보건소에서 발급한 자가격리통보서, 또는 확인서를 제출해야 한다.
문제는 서울시의 이 같은 조치가 자칫 공무원 채용시험의 공정성과 형평성을 해할 우려가 있다는 점이다. 수험생들은 서울에 위치한 시험장을 찾아 다소 긴장된 분위기에서 시험을 치러야 하는 일반 응시자와 달리, 자가격리자의 경우 집에서 시험을 치르는 만큼 보다 편안한 마음가짐으로 응시할 수 있다면서 시험의 형평성에 이의를 제기하고 있다.
또한 밀폐된 장소인 ‘자택’에서 시험이 치러지는 만큼, 시험 집행의 투명성도 관건이다. 한 수험생은 “고위직 공무원 자녀가 자가격리 대상자라면 필기시험 결과도 바뀔 수 있는 것 아니냐”면서 “이는 시험을 모든 국민에게 평등하게 공개해야 한다는 평등의 원칙을 위배한 것이다”라며 시험일정 연기를 촉구하기도 했다.
가뜩이나 시험 강행으로 뒤숭숭했던 수험가는 자택격리자의 방문시험 결정에 분노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인재개발원 홈페이지 게시판엔 자택 방문시험의 부당함을 성토하는 수험생들의 항의글이 쇄도했고 문의전화가 빗발치면서 인재채용과의 전화가 한동안 불통이 되기도 했다.
수험생들은 “시험문제가 치킨이냐, 배달해주게”, “누군가의 인생이 걸린 문제를 너무 쉽게 결정한다”, “차라리 공정하게 13만명이 온라인 시험을 치르자”, “집에 책상이 없으면 누워서 시험을 봐도 되나”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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