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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수험생들에게도 봄날이
  2015-03-24| 조회수 1018
[취재수첩] 수험생들에게도 봄날이
 
심술궂은 꽃샘추위가 물러간 뒤 따스한 햇볕이 내리쬐는 봄이 찾아왔다. 한결 가벼워진 옷차림과 마음으로 소풍을 떠나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뜨거운 마음으로 고사장 안에서 결전을 치르는 수험생들도 있다.

지난 14일 2015년도 사회복지공무원 필기시험이 치러지는 경기도 수원시 원천중학교 고사장 앞은 수험생들을 기다리는 가족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이들의 표정에는 초조함과 긴장감이 흘러나왔다. 마치 봄날에 치러지는 수학능력시험 고사장 같은 풍경이었다. 

시험의 종료를 알리는 벨이 울리고 고사장 건물 밖으로 나오는 수험생들의 봄날씨와는 어울리지 않게 두꺼운 옷차림을 보니 다시 한겨울로 돌아간 듯한 착각이 든다.

고사장 앞에서 만난 한 응시자는 2년여 동안 오전 9시부터 새벽 5시까지 공부만 했다고 한다. 잠시 숨을 고를 시간이라고는 식사시간 40분이 전부였다. 그렇지만 그는 같은 시험만 벌써 5번을 낙방했다. 그는 “이번에 당당히 합격해 최근 몇년간 발길을 끊었던 동창모임에서 친구들을 다시 만나는 것이 꿈이다”고 말했다. 

또다른 응시생은 이날 3번째 시험을 치렀다. 대학을 휴학하고 2년간 아르바이트를 해야 했던 그는 지난해부터 공무원 시험에 도전했다. 모았던 적금을 깨 노량진에 틀어박혀 책만 봤다. 그 역시 이 같은 끝없는 막막함 속에서 하루빨리 벗어나고 싶어 했다. 

처음 만난 기자에게 자신의 속내를 털어내는 그들에게서는 단순히 수험생의 모습이라기보다 인생의 끝자락에 서 있는 아슬아슬함과 간절함이 전해졌다. 

하지만 이들을 포함해 올해 사회복지직 공무원이 되겠다며 지원한 자는 17개 시도를 모두 합쳐 2만2천661명이다. 그리고 이 중 1,669여명만이 그 꿈을 이룰 수가 있다. 지난해보다는 소폭 낮아진 수치이지만 여전히 수험생들에게는 부담스러운 경쟁률이다. 

결국 실제 합격의 영광을 누릴 응시자는 대략 명 100명 중 13명꼴에 불과한 것. 나머지는 마치 ‘낭인’처럼 또 다른 공무원시험을 찾거나 내년시험을 기약하며 사설독서실과 학원가를 전전해야 한다.

또 이 중에는 더 이상 준비할 수 있는 여력이 없어 포기를 하고 취업시장으로 발걸음을 돌리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빠져나가는 만큼 아니, 빠진 돌보다 더 많은 자리에 굴러온 돌이 박힐 지도 모른다. 비정규직이 넘치고 일자리마저 구하기 힘든 고용시장 속에서 안정을 갈구하는 청년들이 공무원 시험에 몰리고 있다. 

시험이 끝나고 응시생들이 모두 빠져나간 학교 운동장에는 3월 중순임에도 청년들이 남기고 간 한숨이 모인 듯 찬바람이 황량하게 불었다. 내년에는 부디 이들이 모두 따스한 봄을 맞이할 수 있길 바라본다. 

사회복지직 시험이 마무리 되고 이제 국가직 9급, 소방직 시험이 한달여 앞으로 바짝 다가왔다. 수험생에게 있어 ‘봄’은 4계절 중 가장 힘든 계절이라는 설문조사가 나왔다. 날씨가 풀리면서 ‘춘곤증’ 등 수험생들의 몸과 마음가짐 또한 자칫하면 느슨해지기 쉬운 계절이다. 어느 수험생에겐 마지막 스퍼트, 또 다른 수험생에게는 수험의 첫 시작이 될 수 있는 이 시기. 집중력을 잃지 않고 최선을 다하길 이또한 바라본다. 

공혜승 기자 news@kgos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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