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바람직한 공무원이 되겠습니다.
공무원시험이 이제 정말 코앞으로 다가왔다. 수험생들은 지금까지 지구력을 발휘해 열심히 쌓은 기반이 막판 한두 달의 방심으로 수포로 돌아가지 않기 위해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다. 이들은 모두 ‘공무원이라는 꿈’, 이 한 곳을 바라보며 달려가고 있다. 이들 중에는 취업의 어려움으로 인한 도피, 공무원이란 직업의 안정성, 연금 등으로 무작정 시험에 뛰어든 수험생들도 있겠지만 ‘공무원’이라는 직업에 대해 심도 깊은 생각과 결정에 따라 시작한 수험생들도 많을 것이라 생각한다. 공무원시험을 시작하게 된 계기, 경로는 각양각색일지라도 이들은 모두 시험에 합격을 한 뒤 공직에 발을 내딛는 순간, ‘올바른, 바람직한 공무원이 돼야 겠다’고 마음을 먹을 것이다. 그렇다면 바람직한 공무원이 어떤 공무원인가? 이같은 질문에 대해 하나의 답을 찾는 것은 쉽지 않다. 하지만 이 정의의 중심에는 ‘국민’이 있다. 인사혁신처는 지난달 ‘바람직한 공무원상 어떻게 정립할 것인가’란 제목으로 포럼을 열었다. 이는 공직사회의 현주소와 문제점을 발견, 인식하고 앞으로 나아가야할 방향 등을 모색하는 자리였다. 포럼 내용 중에서 기자 눈에 띈 것은 국민들이 평가한 현 우리나라 공무원들의 자질과 공무원들 스스로 평가한 내용이 매우 상이하게 나타났다는 점이었다. 국민들은 책임성, 성실성 및 청렴성을 우리나라 공무원이 갖추어야 할 가장 중요한 자질로 인식하고 있다. 그 다음으로 봉사성과 전문성을 중요한 자질이라고 응답했다. 이러한 인식은 2000년 이후 일관되게 나타나고 있다. 이같은 자질을 기준으로 현재 공무원들을 평가한 결과, 5가지 중요 자질 중에서 전문성(높다 35%, 낮다 24.3%), 성실성(높다 34.8%, 낮다 17.1%) 및 책임성(높다 33%, 낮다 21.5%)은 긍정적인 평가를 한 비율이 부정적 평가 비율보다 약간 높았다. 하지만 청렴성(높다 20.8%, 낮다 33%)과 봉사성(높다 25%, 낮다 27.4%)의 경우 낮게 평가한 비율이 더 높게 나타났다. 결국 우리나라 국민들은 공무원들이 청렴과 봉사성을 갖추기를 바라지만 현재의 수준은 국민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고 인식하는 것이다. 반면에 동일한 질문에 대한 공무원의 응답은 상이하다. 공무원들이 생각하는 공무원의 필요자질은 전문성, 책임성, 성실성, 청렴성, 근무의욕 등 국민이 생각하고 있는 것과 큰 차이가 없었지만 각각의 자질에 대한 공무원의 자기평가결과는 국민과는 매우 다르게 나타났다. 전문성과 책임성 등 8가지 주요 자질에 대한 자기평가 결과, 적게는 33.5%(창의성)에서 많게는 84.3%(청렴성)가 ‘높다’고 응답했다. 봉사성 역시 70%가 ‘높다’는 반응이었다. 즉 공무원 스스로는 모든 자질에 있어 매우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평가한 것. 국민들의 평가에 비하여 공무원 스스로는 자신들이 갖고 있는 중요 자질 수준에 문제가 없다고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결국 이러한 괴리감은 자기 객관화가 되지 않는 공무원, 또 행정에 대한 국민의 기대와 요구가 크기 때문에 생기는 것이라는 생각이다. 이 문제는 단기간에 해결될 수 없다. 따라서 정부는 이론적인 담론에서 그칠 것이 아니라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해 장기적이고 철저한 계획 하에 다양한 제도적, 정책적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공혜승 기자 news@kgosi.com<저작권자(c) 한국고시. http://kgosi.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