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졸, 고학력의 벽을 깨다
서울시 고졸 합격자 비율 급증
고졸 채용을 꾸준히 강화해온 서울시의 노력이 빛을 보고 있다.
지난해 서울시 최종합격인원 가운데 고졸자 수가 처음으로 백 명대를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서울시가 고졸자 구분모집을 도입한지 2년 만에 거둔 성과인 만큼, 향후 공직사회에 고졸들의 활약이 더욱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012년 서울시는 9급 기술직 채용인원의 30%를 고졸자로 채용하겠다는 방침을 밝히고 당해년부터 일반기계와 일반전기, 일반화공, 보건, 일반토목, 건축, 통신기술 등의 직렬에서 특성화고나 마이스터고 졸업생을 대상으로 한 고졸자 구분모집을 시행해온 바 있다.
시행 첫 해를 맞은 2012년만 하더라도 고졸 채용 성적표는 미흡한 수준이었다. 전체 최종합격자 814명 가운데 가운데 고졸 이하의 학력으로 합격한 이들은 16명으로 2%에 불과했다.
그 이듬해인 2013년도 사정은 다르지 않았다. 13년엔 고졸 합격자가 26명으로 전년 대비 10명이 늘어났지만 전체 최종합격자 가운데선 2.1%를 차지해 12년보다 0.1%포인트 늘어나는데 그쳤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고졸자 구분모집 자체에 대해 회의적인 의견을 나타내기도 했지만, 14년엔 상황이 달라졌다.
고졸 채용을 실시한 이래 처음으로 고졸 합격자가 세 자릿수를 기록하며 비슷한 비율을 유지했던 대학원졸 합격자 수를 제친 것이다. 전년과 비교하면 4.1%포인트 증가한 수치였다.
늘어가는 고졸 합격자 인원과 반비례해 대졸자가 차지하는 비율은 하락세를 보였다.
고졸자 구분모집 시행 전이었던 2011년만 하더라도 대졸 이상 합격자는 전체의 70.1%에 달했지만 시행 이후인 12년 66.8%, 13년 65.9%, 14년 60.4%를 기록하며 꾸준히 감소했다. 반면, 전문대 졸업자는 2013년과 2014년 7%대의 비율을 차지하며 이전보다 증가세를 보였다.
한편, 이 같은 수치만으로 단순히 학력 간 차별이 해소됐다고 평가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체 고졸 합격자 가운데 고졸자 구분모집을 통해 합격한 비율이 81.1%에 달해 일반직 지원자들과 출발점이 애초부터 다르다는 것이다.
한 수험전문가는 “고졸 합격자 가운데 공채를 통해 최종합격한 이들은 18.9%에 불과한 것이 현실”이라면서 “구분모집을 통해 기계적으로 고졸 학력자를 선발하는 것은 대졸자에게 역차별이 될 수 있는 만큼, 학력 간 차별을 실질적으로 해소하는 방법에 대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서울시는 9급 기술직 7개 직렬에 한해 고졸자 구분모집을 실시했던 것에서 전 직렬로 채용분야를 넓히겠다는 방침을 발표한 바 있어 고졸 채용을 둘러싼 역차별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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