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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민원공무원의 날
  2014-12-13| 조회수 823
<취재수첩> 민원공무원의 날
 
12월 8일은 민원공무원의 날이었다. 올해로 제5회 째를 맞는 민원공무원의 날에는 당 해 최고 수준의 민원서비스를 제공한 우수기관과 공무원 등을 선정해 민원 공무원들이 성과를 공유하고 벤치마킹하는 기회로 삼는다는 취지를 담고 있다. 그만큼 ‘민원’에 대해 정부차원에서 개선을 위한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는 것으로 풀이 될 수 있겠다. 

이같은 노력의 흔적일까? 최근 국민권익위원회에서 발표한 2014년도 공공기관 청렴도 측정도에서 민원인이 평가한 부패인식은 다소 개선된 결과를 나타내기도 했다. 

기자 또한 주민센터 등을 출입하다 보면 이전보다는 공무원들이 많이 친절해졌다는 것을 몸소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이런 긍정적인 생각을 반전시킬만한 사건이 하나 있었다. 평일 점심시간, 서류 발급을 위해 제법 큰 주민센터에 들렸다. 시간이 시간인지라 대기자 수가 만만치 않아 ‘다음에 올까’ 하다 한 번은 거쳐야 될 일이란 생각에 대기표를 뽑아 들고 대기자들 사이에 기자 또한 자리를 잡아 서 있었다. 창구에서 일처리를 하고 있는 얼굴들은 매우 피곤한 기색이 역력해 보였지만 자신에게 주어진 일을 빠르게 처리하는데 집중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이 가운데 한 창구에 시선이 쏠렸다. 한 민원창구 담당 공무원은 불만 가득한 얼굴과 퉁명스런 목소리로 민원인의 눈조차 한 번 마주치지 않은 채 업무를 진행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민원 내용인 즉 신호등 앞에 설치된 기둥 때문에 잘 안보여서 건너가기 힘드니 이를 해결해달라는 것이었고 담당자는 무슨 기둥인지 모르니 사진을 찍어 보여 달라, 또 기둥 설치며 뭐며 나는 담당이 아니기 때문에 해줄 수 없다는 답변이었다. 그는 성의 없는 답변 후 민원인이 말을 끝내기도 전에 다음 번호를 불렀다. 

하찮은 민원일지라도 진중하게 들어볼 생각은 안하려는 공무원의 자화상을 다시 한 번 확인한 셈이라 씁쓸했다. 물론 그렇지 않은 공무원들이 훨씬 많겠지만 이런 모습 하나 때문에 이미지가 곤두박질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노릇이다. 

공무원 수험생활을 하는 수험생들도 민원전화나 직접 민원처리를 하기 위해 기관을 찾는다. 그럴 때면 공무원이란 꿈을 갖고 있는 입장에서 담당 공무원들의 행동 하나하나를 유심히 살펴보면서 ‘나도 꼭 저렇게 돼야지’, 혹은 ‘나는 꼭 저렇게는 되지 말아야지’라는 다짐을 한다고 한다. 

이와 관련해 2년간의 수험생활 끝에 합격한 후 최근에 한 주민센터에서 근무를 하고 있다는 한 현직 공무원이 이에 대해 의견을 내비쳤다. 그는 자신도 처음에는 정말 친절하게 하려고 애를 썼으나 시간이 지날수록 기계적인 태도가 된다고 말했다. 

또 너무 친절하게 응대를 하면 손해라는 선배의 충고도 받았다고 한다. 실제로 친절 응대로 그를 기억하고 있던 민원인이 담당 업무도 아니고 처리를 해줄 수 없는 사안으로 막무가내로 때를 쓰며 그에게 처리를 요구한 적도 있었다고 한다. 

최근 개봉한 한 영화 속에서도 터무니없는 일로 찾아와 떼를 쓰는 민원인을 내보내기 위해 자신의 사비를 꺼내 달래주는(?) 공무원에 대한 얘기도 있었다. 이는 영화나 드라마에서 뿐만 아니라 실제로도 빈번하게 일어나는 일이라고 현직공무원들은 전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일하는 기계가 되라는 것이 이치에 맞을까? 공무원은 국민 전체를 위한 봉사자다. 따라서 공무원은 친절과 성실, 공정의 의무가 있다고 본다. 선택의 문제가 아닌 ‘의무’라는 것.

현재 수험생들 또한 합격수기 안에 있는 공부비법 등만을 볼 것이 아닌 이런 단면도 살펴보고 공무원이라는 직업에 대해 심도 있게 생각해 볼 것을 조언해 본다. 

공혜승 기자 news@kgos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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